얼마만에 본 영화인지.. 500일의 썸머 이후로는 처음인가 싶다.. (문득 생각난 '퍼시잭슨의 번개도둑'...은 없던 일로 하자..ㅡ.ㅡ 다시 생각하면 어이없는 실소만 나오는 영화였으니...ㄲㄲ) 최근에 나온 영화 3편, 아이언맨2, 로빈후드, 하녀, 이중에서 뭘 볼까 고민하다가 결정한 영화. 칸영화제 출품작이란 것도 흥미로웠고 남자끼리 보고 뒷이야기하기 좋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데이트용으로 '에로틱'이 들어가는 건 좀 부담스럽지 아니한가. 뭐 그렇다고 데이트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OTL
내용을 한 줄 요약하자면, 부잣집에 들어간 하녀 이야기이다. 그냥 뭔가 예상되는 스토리가 있지 않나? 돈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잣집 사람들과 그 속에서 인간적으로 모멸감을 느끼는 하녀간의 갈등. 결국 궁극적으로는 그런 이야기인 것은 맞지만 그렇게 간단한 내용은 아니다. 설마 여기까지 내용을 가지고 스포일러라고 말하지 말아주시길.. 이 영화 애초에 옛날에 만든 '하녀'의 리메이크작이므로 내용은 어찌보면 스포일러고 뭐고 할만한 것도 아니다. 그것을 현대적인 시각과 기술력으로 어떻게 담아내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무엇이냐가 중요한 것이니 말이다.
스포일링이 될만한 내용은 맨 밑에서 가려놓고 이야기해보도록 하고 아직 안 보신 분들의 영화 선택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이 영화의 장르라고 하는 에로틱 스릴러.. 에서 에로틱 부분은 기대한(응?)만큼 파격적인 것은 아니다. 내 생각이지만 남녀가 같이 본다고 해서 서로 어쩔줄 몰라할만큼 민망한 정사씬은 나오지 않는다. 정사씬이고 상당부분의 노출이 있긴하지만 의외로 절제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아름다운 정사씬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니지만, 에로틱하지만 저급하지는 않은 그런 장면이었다. 그리고 정사씬이외의 요소요소에서 인물들의 Sexy함을 보여주는 앵글이 오히려 더욱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래 저 위 포스터의 청소씬같은 것말이다.
스릴러적인 면에서 보자면... 분위기만 그렇다. 분위기만. 달리 말하면 조명과 음향으로만 스릴러적인 분위기를 살렸지 내용적인 면에서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 그저 위와같은 요소들의 조합으로 관객들의 심장박동수를 스릴러에 가깝게 만든 정도라고나 할까. 그것도 그냥 잠시인거 같다. 스릴러적인 면을 기대하고 간다면 별로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자 이제 내용이야기를 해보자. 지금부터는 까딱하면 스포일러(이미 알지못하는 사이에 했을지도 모르지만..;;)가 될 만한 내용들을 언급하게 될 것이므로 영화를 안보았고 볼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여기까지만 읽도록 하자.
펼쳐두기..
영화를 보면 항상 그 영화가 주는 메세지가 무엇일까 고민을 해본다. 연출가가 전달하고자 한 말은 무엇이었으며, 그것을 전달하기 위해 배우들은 어떤 연기를 했는가. 여기에 대해 고민을 해보고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면 그 영화는 제 역할을 다한 것이다.
이 영화에서 부잣집 사람들은 흔히 말해 물질적인 것은 다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다. 특히나 이정재는 그 집안의 주인으로 가지고 싶은 것은 다 가져온 사람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러워 할만한 환경에 있는 사람인 것이다. 반면에 하녀 역의 전도연은 먹고 살기 위해 이런 저런 일 하며 사는 우리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남긴 건덕지라도 감지덕지고 휙하니 던진 봉투를 자존심 버리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모습. 그리고 그토록 바라던 것조차 뺏겨버리고 악에 받쳐 몸을 버려가며 복수해도 그들은 변하지 않는다. 영화의 막바지에 나오는 근본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대사에서 엿볼 수 있듯이 부유층은 서민들을 그저 한 단계 아래 계층으로 내려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뭔가 너무나 형식적인 혹은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사는 계층으로 보인다. 우리는 단지 그것을 보고 동경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극단적으로 마지막 장면은 비싼 와인과 비싼 그림으로 딸의 생일을 축하하고 영어로 대화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것이 요소요소는 화려하고 멋져보이는 것들이지만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마 이 영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그 딸이 다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참 예쁘고 순수한 아이지만 결코 활짝 웃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 그 여자아이.. 부모 덕인지 탓인지 모르겠지만, 어린 나이부터 어른들의 술수와 잔인한 면을 다 보고 자란 아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아이가 부러워질지 혹은 안쓰러보일지.. 그것은 우리가 생각해볼 점이다.
흥미위주로 보자면 조금 부족할지도 모르겠다. 어찌보면 뻔한 내용이기도 하고 애초에 웃기는 내용은 아니고 야한 영화를 기대하기에도 부족하고 반전 넘치는 스릴러로 보기에도 좀 부족하다. 다만 어느정도의 작품성은 기대해도 괜찮다. 그리고 비주얼적인 면 (여자라면 이정재의 근육, 남자라면 전도연과 서우의 아슬아슬한 노출)에 묘한 카메라 각도에서 나오는 영상미.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 이런 것에 조금더 초점을 맞추고 본다면 인터넷에 떠도는 평점처럼 그리 실망할 만한 영화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