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4일 월요일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1Q84.
일본어로 숫자 9와 알파벳 Q의 발음이 같다는 것을 이용한 제목.
* [이치 큐 하치 욘] - 큐가 9로도 Q로도 읽힌다.

하루키의 소설은 읽을때는 술술 읽어내는데, 다 읽고 나면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예전에 상실의 시대를 읽을 때도 그렇게 재밌었다고 하기엔 뭣 하지만 책에는 상당히 몰입해서 읽었었고, 읽고 나서는 메세지가 잘은 이해안되지만 뭔가 몽환적이고 야릇한 만족감이 느껴졌었다. 1Q84도 하루키 특유의 분위기가 나는 문체에 빠져서 짧은 시간에 읽어 냈지만 여전히 뭔가 멍한 느낌이 든다. 특히 이번 소설은 세계관이 현실이면서 현실이 아닌 환상같은 것이라 더욱더 그런 느낌이 강하였는지도 모르겠다. 설레이면서도 지나치지 않은 연애 감정이 담겨 있어서 두근거리기도 하며 읽어갔다.

내용에 대한 설명은 해도 별 의미가 없을 것 같고, 1Q84 이라는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나 해볼까 한다. 자신도 모르게 비틀림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로 들어오게 되지만 그렇다고 또 다른 이 세계가 새롭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1984와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에 있지만 뭔가 자신이 기억하는 과거와는 약간의 뒤틀림이 존재하고 앞뒤가 안맞는 내용이 있고 다른 세계같지만 여전히 살며 죽을 수도 있는 그런 다른것 없는 세계. 평행 세계처럼 두개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리틀피플과 공기번데기가 존재하고 무엇보다 달이 두개다!! 달이 두개라는 점에서 Lunatic한 느낌, 몽환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나는 이것이 마음에 들었다. 공기속에서 실가닥을 뽑아서 번데기를 만드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 리틀피플과 함께 이야기하는 것도 신기했다. 근데 대관절 저 리틀 피플은 대체 뭘 의미하고자 하는걸까? 천둥번개가 치고 비를 내려서 지하철을 멈추는 것을 봐서는.. 날씨의 신이라도 되는 것일까? 여튼 직접적으로 영향은 주지 못하지만 자신의 영역에서는 절대 권력을 가져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신같은 느낌? 몰라 여튼 어렵다.

소설 내용중에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역시 덴고, 아오마메의 첫사랑 코드와 덴고, 후카에리의 이상한 관계였다. 언제나 사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첫사랑코드. 단 한번의 추억이 깊숙히 각인되고 두번 다시 보지 못했지만 서로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과 사랑을 품고 살아가는 두사람. 그저 운명같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그 이끌림에 다른 세계로 들어오게 됐다는 것이 로맨틱. 후카에리는 대체 뭘까.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소녀에 성에 쿨한 모습까지. 1Q84에만 존재하는 가짜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흥미로운 존재다.

서로 그리워 하는 사람이 둘밖에 볼 수 없는 것을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에서 바라보고 있다. 뭔가 특별한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그들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 3자로써 로맨틱하다는 느낌은 들지만 약간은 애처로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 하루키는 내가 좋아하는 마무리를 짓지는 않았다.

한번 더 읽어야 하나? 그러기엔 다른 읽을 책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엔 뭔가 다른 메세지가 있을 것만 같은 이 느낌.. 사람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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